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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농산물 유통의 외모지상주의 타파한다! 흠집 있다고, 남아돈다고 버려지던 농산물 가치 되찾는 못난이 잉여 농산물 B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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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지 않다고, 흠집 좀 있다고 맛과 영양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2017년 꽃피는 5월, 계절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강풍과 벼락을 동반한 우박이 쏟아졌다. 땅을 두들겨 패듯 떨어지는 우박에 수확을 앞둔 매실이 힘없이 떨어져 농가의 시름을 키웠다. 기준 미달, 흠집, 낙과 등으로 비상품 등급이 된 농산물은 판로가 마땅치 않아 고스란히 농가가 떠안아야 하는 피해가 되기 때문이다. 파스 팀의 서호정 씨는 맛과 영양이 다르지 않음에도 도매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 못난이 잉여농산물들을 구제할 방법으로 국내 못난이 잉여농산물 B2B 큐레이션에 도전했다.


발품에서 시작해 신뢰성 쌓으며 물고 튼 거래


처음 시작한 농산물 큐레이션 작업은 자본도 없고 거래처도 없이 그야말로 맨 주먹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서호정 씨는 지인의 트럭을 빌려 주말마다 농가를 직접 찾아 다니며 물건을 직접 보고 물량을 모았다. 아무리 비상품 농산물이라지만 처음 보는 청년에게 선뜻 물건을 내줄 농가는 없었다. 그렇다고 자금이 많아 선구매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진정한 농산물 큐레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을 깨달았다. 발품을 팔며 열심히 농가를 돌아다닐 때쯤 한두 언론매체에 서호정 씨의 활동이 소개됐고 이를 발판으로 농가들에 두터운 신뢰성을 만들어갔다. 큐레이팅을 성공시킨 첫 품목은 포도였는데 소규모 농가와의 작업이었지만 이를 통해 나름의 성공가능성을 보게 됐고 이후 사과 등 다른 품목으로 조금씩 늘려가며 국내 첫 못난이 잉여농산물 큐레이팅 사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자 

못난이농산물을 큐레이션 한다는 아이디어를 얻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파스 

부모님이 양산에서 작게 농사를 짓고 계시는데 농장에서 발생되는 못난이농산물이 어떻게 하면 재가치를 받고 판매될 수 있을까 고민하였습니다. 이것은 저희 부모님뿐만 아니라 많은 농부들의 가장 큰 고민이죠. 못난이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트럭으로 큐레이션을 시작을 하였습니다. 한 지역농가의 물품만 유통하였던 트럭이 현재는 전국 120여 농가의 못난이 잉여농작물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못난이농산물은 못 먹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외형적으로 조금 다르게 생기거나 흠이 있을 뿐이지 맛과 영양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못난이에도 등급이 있어 그 등급에 맞춰 큐레이션을 한다면 농가소득 및 고객에게 이득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못난이 잉여농산물 B2B 플랫폼 테스트버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창업 콘테스트를 계기로 플랫폼화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기자 

국내에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파스 

저는 원래 사회복지사였습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자격증을 따고 취업한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홍보·후원 분야를 맡아서 일했는데 비영리기관인 복지관과 영리기관인 일반 기업 사이에서 딜레마를 갖게 되었습니다. 서로 원하는 것에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죠. 그래서 경영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입학하고 영리와 비영리를 같이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농업 분야로 창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트럭을 타고 시작한 이 사업은 농산물에 대해 잘 몰라 판매 시기를 놓쳤던 적도 많습니다. 관리를 잘못하여 폐기한 적도 있고요. 소비자들에게 못난이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심어주지 못해 발생한 결과였습니다. 그래서 한 번더 생각했습니다. 못난이를 가공하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열매가 맛있다’라는 못난이가공 디저트카페를 오픈 하였습니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카페이다 보니 못난이를 유통하는 양이 한계가 있었고 농가에서는 더 많은 못난이를 유통해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2017년 하반기부터는 유통으로 전력투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제는 농산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고, 못난이농산물을 B2B큐레이션 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업체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순간 어느 지역에서 어느 품종이 재배가 되고 못난이가 발생된다는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접하고 큐레이션 대상을 물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못난이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개선과 관련하여 디자인영역까지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즉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던 제가 현재 마케팅, 유통, 인사, 디자인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되었네요.




"큐레이션이라는 사업 자체가
가공업체와 농가 사이의 중간자 역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했다."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서의 센스 발휘


농가도 파스 팀도 농산물 큐레이팅은 처음이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종종 생긴다. 마트 기획전에 참여하게 된 파스 팀은 농가를 연결해 농산물을 받았다. 그런데 마트의 경우 완전히 분류를 끝낸 상태로 출하해야 하는 걸 몰랐던 농가는 10톤 가량의 농산물을 그대로 보내왔고 물류창고에서는 새벽 3시에 각 지역으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을 알게 된 건 새벽 1시, 전 직원이 총출동하여 2시간 동안 분류작업을 아슬아슬하게 맞췄다. 과일의 멍을 빼 보내주어야 하는 식초 가공업체에는 멍든 사과를 그대로 보낸 농가로 인해 곤혹을 겪었던 일도 있다. 큐레이션이라는 사업 자체가 가공업체와 농가 사이의 중간자 역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경험도 쌓이고 노하우가 생기면서 국내 가공업체의 규격대에 맞춰 등급을 매기고 선별하여 연결시켜주는 일에 어느 정도 일가견을 지니게 됐다. 서호정 씨는 국내에 못난이 잉여농산물 큐레이팅 사업의 사례를 만들며 자리를 잡고 나면 다음 단계인 플랫폼으로 성장을 꿈꾼다. 이제 ‘파스’라는 이름은 농산물 유통 분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를 듯하다.


기자

사업이 안정화되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이고 이후 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파스 

우리 사업이 정착될수록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농산물이 점점 줄어들겠지요. 못난이라는 이유로 재가치를 받지 못하는 못난이농산물을 등급별로 나눠 큐레이션을 진행함으로써 전국농가 소득이 향상될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식품가 공업체에 좋은 가격, 안정적 공급을 통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디자인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재미있는디자인으로 스토리를 만들거나 상품 외형에 디자인을 입히고,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못난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들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본에 있는 남자의 두부 ‘오토코마에 두부(男前豆腐)’처럼요. 앞으로 못난이에 대한 디자인과 그리고 소비자층을 더 확대하고 분석할 계획입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 플랫폼 분야로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많은 데이터가 쌓인다면 농산물관련으로 사업다각화가 이뤄질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 창업은 ‘○○○’이다

창업은 ‘사람‘ 이다.
못난이 잉여농산물 큐레이팅 창업을 통해 많은 농부들을 만나고, 못난이를 필요로 하는 가공업체 관계자 등 다양한 소비자층을 만나 연결하면서 하나의 아이템이 여러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 창업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게 하는 것입니다.